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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The painting that opens Sedaha (Sounds), Book One, by Amir Arasteh.

여기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아무것도 바로잡히거나 허물어지지 않는다. 어떤 해석도 오지 않는다. 어떤 결론도. 이것은 한때 소리였던 말들의 실타래에서 풀린 끝자락이다. 우주의 이곳저곳에서, 공간의 어느 구석에서, 혹은 어쩌면 한 인간의 상상 속에서만 메아리쳤던 소리들. 이제, 이 글줄들이 당신의 눈앞을 지나가는 동안, 그 소리들의 에너지는 오래전에 사그라들었고, 페이지 위에는 그 유령 같은 흔적만 남아 있다. 모두 침묵했다. 모든 소리들, 그리고 어쩌면 그 세계 전체와 그 세계의 사람들까지도. 한때 이 소리들의 흔적을 종이 위에 그려 넣었던 마음이 오래전부터 더는 숨을 쉬지 않는지도 모른다. 당신이 이 문장을 읽은 바로 이 순간이 지나갔듯, 이 책의 모든 순간은 지나갔다. 여기에 기록되지 않았더라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열병 같은 웅성거림 속에 묻혀버렸을 순간들과 장면들. 내 세계와 당신의 세계 사이에 다리가 되기 위해 기록되었다. 내가 이 문장들을 쓰고 있는 순간의 내 세계에서, 이 문장들을 읽으려고 자리에 앉는 순간의 당신의 세계로 이어지는 다리. 이쪽에서 나는 말들의 실을 풀어내고, 저쪽에서 당신은 그 말들을 거두어들인다. 어린 시절, 마망이 낡은 옷에서 털실을 풀어내고 실이 쌓이지 않도록 우리가 실 끝을 들고 집 안을 돌아다니던 것처럼. 어쩌면 당신의 세대는 그 털실의 세계보다 몇 년 뒤에 왔을지도 모르지만, 상상해 보라 — 한때, 세상의 어느 구석에서는 아이들이 그렇게 놀았다는 것을. 이제 내가 말들의 실을 풀어낼 테니, 그 말들을 집어 들어 당신의 세계로 가져가라. 여기, 내 세계에 쌓이지 않도록.

책은 여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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